[독일 여행] 3-3. 하이델베르크 학생감옥 + 동네 한바퀴
하이델베르크에서 꼭 가보고 싶었던 곳, 학생감옥!
옛날 독일 대학은 치외법권이었기 때문에 대학이 독자적 재판권을 갖고 있었단다. 학생들이 하도 말썽을 부리니 학교 차원의 처벌이 필요했고, 학생 감옥을 만들게 되었다. 요 감옥 생활은 우리가 아는 감옥 생활과 상당히 달랐다고. ㅎㅎ 수업도 들으러 갈 수 있었고, 빵과 맥주도 가져다 먹을 수 있었단다. 시간이 남던 학생들은 신나게 낙서를 하며 이곳을 미래의 관광지로 꾸미기에 이른다.
학생감옥은 하이델베르크 카드로 무료 입장 가능하다.
들어가는 계단부터 이미 낙서가 남다르다. 그때 학생들이 어찌나 기운이 넘쳤는지 손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감옥 내부도 공들인 낙서로 장식하고
요녀석들, 반성하라고 가둬놨더니만 감옥 방마다 이름도 붙여놨다. 로얄궁, 상수시궁 등....
필자의 독일어가 짧아서 알아들을 순 없지만, 당시 사회에 대한 귀여운 수준의 비판, 소속 동아리 자랑 등이 주 내용이라고 한다.
학생들 그림 솜씨가 꽤 괜찮았나보다.
그리고.... 여기서도 이딴 꼴을 보게 될 줄은 몰랐다 -_-
이놈의 한글 낙서 챙피해 죽겠다;;
오직 한.국.어.로.만. 낙서하지 말라고 안내가 되어 있다 ㅠㅠ 아아 우리 제발 국내든 해외든 간에 문화재에 낙서 좀 하지 말아요.
학생감옥을 나와서 길을 헤메다 우연히 들어간 성당에서는 한 아주머니가 파이프오르간을 연습중이었다. 옆에는 장을 보셨는지 비닐봉지도 보이고.
다같이 돌자 동네 한바퀴
귀여운 간판들. 유럽은 옛 시절 문맹률이 높아 이렇게 알아보기 쉽게 간판을 만들었다고 한다.
중심가 하우프트 거리를 걸어 느긋하게 동네를 돌아보고
하이델베르크 구시가 영화관에서는 최신 영화 상영이 한창이다. 무려 6개관을 운영중이다.
멋들어지게 아코디언을 연주하는 할아버지!
알록달록 귀여운 동네 식료품점들도 돌아보고.
주렁주렁 소시지와 각종 햄, 온갖 치즈!
싱싱한 과일과 채소, 보기만 해도 싱그럽다. 여기서 내일 먹을 아침거리로 라즈베리 한 곽을 샀다.
식료품점 내부에는 가지각색의 오일과 비네거를 공병에 담아서 판매하고 있다! 정갈한 내부 분위기가 따뜻하다. 작은 동네가게들이 잘 되는 것을 보니 내심 부럽다.
비오는 오후 촉촉한 중앙 광장에서는 장이 파하기 직전 막판 분주함이 가득하고...
16세기에 지어진 춤 리터(기사의 집) 호텔 & 레스토랑 건물이다. 프랑스 분위기의 후기 르네상스풍 건물. 호텔로 바뀐 것도 무려 300년 전이라, 건물 내부를 구경하러 찾아오는 사람들도 많다고.
만화 <몬스터>에 등장했던 하이델베르크 성이 저 멀리 뒤에 보였다. 저 곳은 다음날 아침에 가기 위해 아껴두었다.
이쯤 되니 체력이 바닥나기 시작했다. 부슬비를 맞으며 돌아다니다 보니 몸이 으슬으슬 떨려오고, 시차적응이 안되어 졸음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숙소로 돌아가 쓰러져 그대로 잠이 들었다가 밤늦게 깨어났다.
공복을 참자니 꼬르륵 소리에 같은 방 학생들이 잠을 깰 지경이라 공용 주방에 가 늦은 저녁밥을 차려먹었다.
참고로 필자는 외국 여행에서 단 한번도 한국 음식을 고집해본 적이 없다.
하지만 독일은 막강했던 것일까. 이틀만에 고추참치와 누룽지를 뜯고 말았다. 것도 새벽 2시에.
아우 맛있어. 역시 한국인은 밥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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