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여행] 4. 하이델베르크성-철학자의 길
굿모닝! 크고 힘센 아침!
하이델베르크 Lotte 유스호스텔에서 일어나 아침을 차렸다.
이곳은 아침식사를 주지 않는 대신 깨끗하고 예쁜 주방을 마음껏 이용할 수 있다. (시리얼과 우유는 무한 제공)
전날 사놓은 바게트빵, 서양배, 아이리쉬 버터, 플레인 요거트, 신선한 라즈베리를 차려 혼자 밥을 먹는데....
다른 아이들이 시리얼 말아먹다가 시선 집중.
나눠 먹었다.
실컷 든든하게 먹었으니, 하이델베르크성으로 출발해볼까나
가는 길에 나무와 근사한 건물들. 한참을 걸어 올라가야 한다. 걷는 게 영 싫으신 분들은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시길 추천.
요 문을 지나서 하이델베르크 성으로 들어갈 수 있다.
올라가다 같은 방 캐나다 친구들을 만나 사진 한 장 건지고.
탄력과 육즙의 은혜를 품으신 핫도그님을 알현. 역시 독일 소세지는 너무 훌륭하시더라.
이제 하이델베르크 성 안으로 들어가면...
이탈리아 르네상스 스타일의 건물들이 공존한다. 오랜 시간 건설과 파괴가 반복되다 보니 다양한 양식들이 섞여 있는 것이 재미있다.
내부는 가이드투어만 가능하다. 인포센터에서 11시 가이드투어를 신청하고 남는 시간동안 한켠의 약사박물관에 들어갔다. 약학 발달로도 유명한 독일의 옛 약국, 실험기구, 약제기구 등을 볼 수 있다.
그런데 무슨 약국이 이렇게 예뻤니
약사박물관이 의외로 볼만해서 정신없이 관람하다 보니 벌써 투어 시간
우리 가이드님, 하이델베르크성의 미니어처 모형을 두고 소개중이다.
성은 30년전쟁, 팔츠 계승 전쟁, 낙뢰, 화재 등 온갖 풍파를 거쳐 파괴 및 복원을 반복했다.
현재도 옛 연회장 자리에서 내부에서 결혼식과 피로연이 가능하다고.
연회장에 있는 이 거대 레버가 무엇이냐고요? 바로 지하의 초대형 와인통에서 와인을 끌어올리는 펌프!
한 단체관광객들이 기념촬영중이었다. 사진사가 재미있는 그림으로 사람들을 웃게 하자 금새 분위기가 환해졌다.
요 조각들은 정말 독일인 지 모르겠다. 이탈리아 스타일이라고 한다.
햇빛이 예쁘다.
당시의 금고. 뚜껑에 숨겨진 열쇠 구멍으로 열쇠를 집어넣으면 내부의 저 복잡한 장치들이 차례로 움직이며 철통 보안을 시전했다고. 우와 저건 무슨 해리포터의 그린고트 은행 수준.
이건 어디에 쓰는 물건이고 하니, 보일러였다! 방 밖에서 하인들이 땔감을 넣고 불을 피우면 방 내부에서는 저렇게 우아한 보일러가 뜨거워지며 공기를 데우는 것. 당시 그토록 귀하게 여기던 도자기로 되어 있다. 네 다리는 중국풍.
이곳 지하에 세계 최대 규모의 22만L 와인통이 있다고 하여 찾아가던 중, 아래 와인통을 발견.
이거구나 해서 열심히 셔터 눌렀는데, 이것은 그 와인통이 아니라고 한다.
그리고..... 진짜가 나타났다.
한 프레임에 다 담지도 못할 정도로 큰 와인통이다! 진짜다! 진짜가 나타났다!
프리드리히관 뒤편의 발코니로 돌아나왔더니 선선한 공기에 근사한 풍경이!
짠!
짜잔!
저 붉은 지붕들이 참 예쁘다. 나중에 들은 얘기로는 이 구시가 개발에는 지붕 색깔을 붉게 유지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고.
낙뢰와 화재로 파괴된 이후 그대로 남아있는 성의 일부.
옛 하이델베르크 성의 정원. 지금은 일부 터에 잔디밭이 남아있다.
혼자왔니?
9월에 웬 민들레가... 크고 싱싱한 민들레.
그러고보니 하이델베르크성을 처음 접한 것도 우라사와나오키의 <몬스터> 만화에서였...구나....부끄럽다.
한켠에선 복원 공사가 한창이다.
네카어 강에는 유람선이 다리를 통과중이다.
슬슬 걸어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와 그 유명한 '철학자의 길'로 향했다.
헤겔과 야스퍼스, 헤겔 등이 사색을 즐겼다는 철학자의 길,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 제가 한번 걸어보겠습니다. (응?)
강 방향으로 걸어 카를 테오도르 다리를 찾아가다 보면
요렇게 원숭이 동상에 장난 치는 아해들이 나타난다. (응?)
네카어 강의 풍경
짠! 카를 테오도르 다리 위에서.
하이델베르크성도 보인다.
평화로운 넥카어 강의 풍경
길을 건너면 철학자의 길을 가리키는 표지판이 나온다. 의심이 갈 만큼 좁은 벽돌길을 오르면 된다.
맛나 보이는 베리들이 주렁주렁
의심 말고 30분간 걸어 올라가자.
땀을 뻘뻘 흘리며 오르다 보면 온갖 생각이 많아진다. 이러다 그 거장들이 철학자가 되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위에서 보는 풍경은....
짜란~ 구시가가 한눈에 보인다!
지금도 올라와서 사색을 하시는 분이 있네. 뭔가를 열심히 적고 계신 독일 아주머니. 그런데 자전거로 어떻게 올라온거지 ㅇㅅㅇ
그나마 얼마 있지도 않은 체력이 고갈되니 온몸에서 칼로리를 요구했다.
그래, 그래, 먹으러 가자.
하이델베르크는 영화 <황태자의 첫사랑>, 희곡 <알테 하이델베르크>의 배경으로 유명하다.(필자는 둘 다 못봤다 ㅠ) 그 배경으로 등장하는 주점 '춤 로텐 옥젠'으로 향했다. 독일어로 붉은 황소라는 뜻.
이곳도 유명 관광지가 되어 반짝반짝하다.
300년에 걸친 낙서가 빼곡하다.
독일에선 그 지역의 맥주를 마셔줘야 한다며 하이델베르거 맥주 한잔과 팔라딘 소세지, 자우어크라우트, 감자 요리를 시켰다.
오오오.... 맛있다? 독일 음식이 맛있어!! 저 돼지 순도가 높은 소세지 두 종류와 김치역의 자우어크라우트, 크림을 떠먹는 듯한 으깬 감자....맛있다! 맥주는 말할 것도 없고!
300년의 역사를 말해주는 옛 사진과 낙서들
비성수기라 그런지 한산해서 좋았다.
리듬의 파괴를 보여주시던 피아니스트. 꼭 잘하지 않아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모습과, 그걸 용인해주는 문화가 은근 부러웠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하이델베르크 케익을 구매해서 후식으로 먹었다.
개구리 왕자의 황금공과 네모 케이크. 하이델베르크 풍경이 초코렛에 새겨져 있다.
홍차와 함께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며 책도 한 권 읽었다.
하지만...내 입맛엔 너무 달아서 결국 반밖에 못먹었다는....
혼자 간 것이 아니라면 훨씬 좋았을텐데, 음식도 안남기고 말이야...
하이델베르크 대학 학기가 막 시작할 때라 아직 방을 못구한 신입생들이 이 호스텔에 함께 묵고 있었다. 그 중 경제학을 전공한다는 한 아가가 또 묻는다.
(독일인) "독일에? 3주 동안이나? 왜? 혼자서? 이 시기에? 이탈리아나 파리에 안가고? 어쩌다?"
(나) "일본에 <몬스터>...라는 만화가 있는데...."
(독일인) "알아"
(나) "뭐시?"
(독일인) "표지는 봤어. 읽어보진 않았지. 거기 하이델베르크가 나오니? 어떻게 나오니?"
(나) "주인공의 부모님이 살해당해."
(독일인) "........"
(나) "........"
더이상 <몬스터> 이야기는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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