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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mple Tree at Bon Ton 리조트와 Bon Ton Resort는 나란히 붙어있는 자매랄까. 

Bon Ton Resort에는 Nam Restaurant이 있는데 Temple Tree에 묵어도 그냥 저 레스토랑에 가서 먹고 청구하면 된다. 


웬만하면 다른 곳에서도 돌아다니며 먹으려고 했는데, 일단 주변에 다른 레스토랑까지 걸어가기가 좀 번거롭고, 

무엇보다 이 레스토랑의 음식이 굉장히 맛있다. 

결국 하루 한두끼는 여기서 먹게 되었는데, 가격은 명동에서 외식하는 정도? 



주변 경관도 멋지다. 


요건 말레이시아 음식 모듬. 짱짱 맛있다. 



어찌나 능숙하게 후식을 권하던지, 궁금해서 안먹을 수가 없었다. 

엄청 큰 사이즈의 머랭 아이스크림 케이크...랄까.... 

내 입맛엔 좀 달았다. 



고양이가 많다. 나한테는 파라다이스! 

동물 싫어하는 사람들에겐 이 리조트는 비추다... 



말로만 듣던 "코코넛 조심" 팻말이 있다. 


신나게 수영하다가 저녁 먹으러 왔더니, 해질녘이 또 장관이다. 



큰맘먹고 양갈비 스테이크를 시켰다. 

이게 내 인생 양고기임. 


스테이크 먹고 일어났더니 입이 느끼해서, 그냥 참으려다 못참고 Temple Tree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리치 셔벗만 시켰다. 

하 이것도 인생 셔벗...


랑카위에서 차가 있다면 여기서 음식만 먹고 가도 정말 강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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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mple Tree at Bon Ton 리조트를 한 바퀴 돌아보니 

역시 몇년 전처럼 고양이가 코너마다 반겨준다. 


햐 눈이 뻥 뚫리네. 


까망 고양이 안뇽?


두 개의 풀장 중 작은 풀장인데, 음.... 물이 왜 이리 뿌연지... 어쩐지 들어가지 못했다. 






세심하게 골라 인테리어한 느낌. 

그리고 고양이. 이제 좀 일어나지? 



각자의 나와바리가 있다. 



템플트리 리조트니까, 진짜로 사당과 나무가 있다. 


불심검문을 하는 고양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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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전에 왔을 때 꼭 한번 묵어보고 싶던 Chinese Room! 

조금 할인받는 김에 질러봤다. 






그냥 작은 박물관에서 묵는 기분이다. 



발코니에서 보이는 풀장 모습이 넘 멋지다. 

문앞에는 역시나 고양이다. 


이건 삼보일냥인가.


내가 이런 데 묵었었다니


내가 여길 다녀왔다니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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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20대 중반 이후 쭉 몸담았던 회사에는 '안식월'이라는 제도가 있었다. 정규직 3년을 근무하면 1달 유급 휴가를 제공하는 것이다. 워낙 이직률도 높고 근무 강도가 강한 업계라 이 제도가 큰 근속 동기가 되었다. (지금은 경기 침체로 없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9월 말 출발하는 안식월 품의를 얻어낸 나는 목적지를 '독일'로 정했다.

그 결과, 여자 혼자? 왜? 하필 독일? 프랑스도 아니고, 이탈리아도 아니고, 왜?? 라는 무수한 질문을 받았다.  

독일을 택한 이유는 다음과 같았다.(웃지 말자)

  1. 일단 남의 돈으로 한 달 쉴수 있는 기회는 다시 없다. 먼곳으로 간다. 유럽이 좋겠다. 그럼 유럽 어딜 갈까.
  2. 대작 만화 <몬스터>의 배경 독일이 좋았다.
  3. 어쩌다 맘에 들었던 유럽 문학, 영화들 중에 독일/오스트리아 작품들이 있었다.
  4. 10월에는 옥토버페스트가 열린다.
  5. 난 맥주가 좋다. 맛은 잘 모르지만 와인도 좋다.
  6. 난 대도시에 큰 관심이 없고, 자연과 어우러진 곳에서 걷고 쉬는 것을 좋아한다. 독일은 소도시가 잘 되어있다.
  7. 유럽 최초의 도자기를 만들어낸 '마이센'이 있다. (필자가 취미 겸 도자기를 배우는 중이었다. 지금은 판매도 한다.)
  8. 저렴한 유스호스텔이 잘 갖춰쳐있다.
  9. 혼자 육로로 여행하면서 나 꾸미는 데는 관심 없다. 독일은 실용적이고 남 신경 잘 안쓰는 나라라고 하니 편하게 다닐 수 있겠다.

마음에 걸리는 건 하나였다.

  1. 음식이 맛이 없다며

필자의 도예 다음 가는 취미는 요리다. 여행지에서 가장 신경 쓰는 것은 음식이다. 필자는 쇼핑에 관심이 없다. 그러나 영국 사람들이 유일하게 무시하는 음식이 독일 음식이라는 소문이.... -_-

그러나 9개의 장점과 1개의 단점을 비교했을 때, 1개 단점은 감수하기로 했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랬다. 미각 따위 맥주 많이 마시면 무뎌질 것이다.

그럼 독일에서 어딜 갈까.

서점에 가보니 유독 독일 책은 적은 편이다. 프랑스, 뉴욕, 스페인, 체코 등은 수많은 감성 돋는 사진 에세이가 많이 출판되어 있다. 읽다보면 내가 그 길가에서 카푸치노를 마시고 있는 기분이 들고, 금방이라도 표를 끊고 싶은 그런 책들 말이다. 하지만 독일 다녀와서 감성 돋게 나온 책들은 거의 없었다. 그나마 있는 가이드북을 사거나 선물받아서 탐독하며 루트를 짰다.

생각보다 독일은 상당히 넓었다. 대학시절 친구들이 유럽여행을 하며 한 국가에 2-3일씩 잡고 호핑 투어 했다던 이야기가 생각나면서, 그것이 가당키나 한 일인가 의심이 갈 정도였다.

가고싶은 곳은 무척 많았다. 하지만 효율적인 루트를 짜는 데 걸림돌이 되는 존재가 있었으니...

옥.토.버.페.스.트

어쨌든 그 기간에 뮌헨을 찍으려니까 동선이 참으로 기괴해졌다. 게다 그 기간 뮌헨의 숙박비는 2~4배가 겅충 뛴다. (한인 민박 3인실을 알아보니 3일을 기본 묵어야 하며, 방 하나에 총 120만원을 달랬다... -_-) 12인실 유스호스텔이 하룻밤 8만원 정도를 요구했다. 결국 뮌헨은 옥토버페스트 마지막 날에 맛배기나 보기로 마음을 고쳐먹고 동선을 짰다.

그래도 행복했다. 이런 것이 행복한 고민이구나아아아아.  

일찍이 루프트한자로 직항 티켓을 할인받아 사놓고, 루트를 대강 정해놓고, 로만틱가도 관광 버스를 예약하고, 베를린 공연 티켓을 예매해둔 다음......

미친듯이 일했다....전날까지 야근으로 불사르고, 막상 짐은 그날 새벽을 꼬박 새서 쌌다. 그래도 에너지가 넘치고 행복이 뿜어져 나오더라.

20키로 배낭을 가뿐히 들던 예전 내몸이 아님을 직감하고, 어무니 트렁크를 빌려 옷과 책과 약을 쑤셔넣었다. (소도시와 자연과 유스호스텔을 사랑한 나는 트렁크가 얼마나 큰 짐이 되는 지를 도착해서야 알았다.....)

때는 가을이었으므로 한국 가을 날씨 생각하며 산뜻한 야상 하나에 청바지 하나, 티셔츠 둘, 추리닝 하나와 잠옷 속옷 정도 챙겨갔다. (그리고 엉엉 울며 현지에서 사이즈가 두배나 큰 플리스를 사 입는다.)

이제 나머지는 독일에 가면 어떻게 되겠지. 동료들이 챙겨준 정리 파우치로 말끔하게 짐을 분류해놓고 집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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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릴 만나게 해준 지난 일상들과
우리가 함께하는 일상들이
얼마나 고맙게 반짝이는지.....

참 좋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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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을 대하는 일을 해서인지 한국말을 하기도 듣기도 싫을 때가 있다.
여름에도 휴가를 못갔다와서 어디론가 외딴곳에서 푹~쉬고 싶었다. 외국을 알아보다가 적금을 깨지 않고는 방법이 없구나 싶어 그동안 궁금했던 템플스테이로 방향을 돌렸다.

마침 바다 옆에 낙산사가 있던 게 생각나 당장 신청해버렸다. 절에서 듣는 파도소리는 얼마나 멋질까~하면서

목금 이틀 휴가를 내고 아침에 동서울에서 양양행 고속버스를 탔다. 
어릴땐 몰랐는데 우리나라는 정말 깜짝 놀랄만큼 풍경이 좋다. 간간히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여기가 아일랜드라도 믿겠다 싶더라. 

양양에서 컵라면을 후다닥 먹고 낙산행 버스를 탔다. 유난히 하늘이 쨍하고 파래서인지 눈앞에 들어온 바다는 아찔하게 푸르렀다. 낙산해수욕장 근처에서 조금만 걸어 들어가니 낙산사가 나왔다.








그리고 절에서 길을 잃었다 -_-
절 살림을 돌보시는 팀장님이 날 찾으러 나와서 겨우 인사드리고, 바로 유스호스텔에 가서 갈아입을 수행복, 명찰, 물 한 병 등을 받았다. 그리고 숙소인 취숙헌으로 고고고~

낙산사는 '다 타버렸다'는 이미지가 너무 강해서인지, 아직도 복원이 안되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화마의 흔적은 하나도 보이지 않고, 오히려 아름답고 깨끗하게 복원이 되어서 깜짝 놀랐다. 이렇게 시설 좋은 사찰은 처음 본다.


공양시간 안내가 되어 있다. 6시에 어떻게 밥을 먹어! 라고 했는데 저절로 눈이 떠지더라 -_-


이곳은 화재사건 이후 전국에서 큰 성원 입어 복구되었기 때문에, 국민들에게 다시 베풀어야 한다는 정신이 강한 곳이다. 그래서 템플스테이 비용도 저렴하고 (하루 2만원), 입장료, 자판기 커피 한잔까지 다 무료로 제공되고 있다.


숙소인 취숙헌의 구조. 내가 묵은 곳은 3번 인욕 방.


짜잔~ 이곳이 바로 취숙헌이다. 햇살이 가득 드는 깔끔하고 따뜻한 곳! 단청과 벽화도 참 곱다.


내 방 앞에서 바라본 풍경. 아 햇살 좋다.



보타전 앞 건물에 가면 햇살 잘드는 방에서 좋은 차도 무료로 주신다. 내가 먹은 반발효차는 향기가 무척 좋다.


반대쪽으로 걸어 해수관음상에도 가보았다. 바다를 바라보며 서 있는 관음상 모습을 보면 마음이 고요해진다.


공양시간.



공양시간. 동물성 음식과 마늘, 파 등 향채를 쓰지 않는다. 기대하지 않았는데 음식이 무척 깔끔하고, 먹고 나서도 부대끼는 것이 없어서 정말 좋았다.


한번씩 읽어보고 먹으면 밥 한톨한톨에 감사하게 된다.

그리고 둘째날, 새벽 예불시간에 맞춰 일어나(새벽 3시에!) 보타전에 갔다가 일출을 보러 의상대로 향했다.
절에서 바라보는 일출은 아름답고 경건하더이다...




홍련암 앞에 귀여운 불상들과 스님 인형들.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고 어느새 셋째날 아침. 조금 일찍 아침을 먹고 출발 준비를 했다.

바이바이 아름다운 취숙헌.


낙산사 바이바이


조용한 곳에서 최고의 휴가를 보내고 온 기분이다. 잡생각과 욕심이 사라진 상태에서 서울로 돌아오니 많은 부분이 낯설게 보이긴 한다.

복원이 완전히 끝나면 꼭~ 다시 찾아가고 싶은 낙산사. 기대 이상이상이상으로 평화를 가져다준 템플스테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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