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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글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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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 로텐부르크를 떠나려 역으로 갔다.

구 시가지 길의 자갈 바닥은 아름답긴 하나, 캐리어를 끌고 다니다보니 너무 시끄럽다.

캐리어가 새벽부터 돌 바닥 위에서

아달달달달달달달달달달달달달달달달달달달달달달달달

로텐부르크 시민 여러분 죄송합니다.

 

 

텅 빈 새벽 역

 

 

새벽 안개 속을 달리는 기차

아, 이래서 <우먼인블랙> 같은 소설들이 구상되는 구나.

 

서서히 날이 밝아오고 안개가 싹 개인다.

 

열차의 묘미는 식당칸이지용.

카푸치노 한 잔의 여유

 

 

 

 

응? 저 리플렛은 뭔가 하니

 

식재료 원산지, 영양 성분을 빠짐없이 기록해 볼 수 있게 해놓았다!

 

그런데 내가 어디에 가냐굽쇼?

바로 바하라흐로 가는 중!

 

 차창 밖으로 눈만 돌리면 포도밭이 펼쳐져있다.


 아? 강이다! 라인강이다!

 

바하라흐 도착!! 


 작은 동네인 만큼 조용해서 좋다. 

로텐부르크도 공기가 좋다고 생각했지만, 여긴 공기가 더 맑다!


 

 그리고 저기! 저기 위에 내가 묵을 슈탈렉크 성이 보인다! 

그리하다. 내가 풍경밖에 볼 것이 없다는 이 동네에 온 것은...

저 성에 묵기 위함이었다.(부끄....)



 

본격적으로 성으로 올라가기 전에 동네를 한 번 휙 돌아보았다.

작고 깨끗하고 아기자기 이쁜 동네다. 

로텐부르크만 최고가 아니었구나, 싶다.


 

동네에서 가장 오래된 음식점/숙소라는 바인하우스 알테하우스.

간판도 예쁘다.


 오래된 동네답게 골동품 가게도 많다. 

저 안쪽 체스말들의 정교함을 보라지! 


 

 

 단정하고 예쁜 동네 거리거리.


 할로윈이 다가올 무렵이라 호박과 가을 테마의 장식품이 많다. 



 

 행복! 이라고 새겨진 귀여운 장식돌들도 팔고 있다. 

나중에 따라서 만들어봐야지! 


슈탈렉크 성으로 올라가기 전에 우선 주린 배부터 채워야겠다는 생각으로, 깔끔해보이는 아무 음식점에나 들어갔다. 

 

오직 독일여행을 위해 배워놓은 짧은 독일어 실력으로 메뉴판을 슈슈슉 스캔하여, 양파소스를 곁들인 멧돼지고기를 선택했다. 

 

 독일 여행의 묘미는 그 동네 와인과 맥주를 마시는 것! 

특히 이렇게 포도밭이 펼쳐진 동네에서는 와인을 먹는 것이 순리 아니겠어요.

2010년산 리즐링 한 잔을 시켰다. 가격도 착하지. 


 와인 색깔 곱다.

독일 와인은 달콤한 줄만 알았는데, 실제 독일에서 마신 와인 중에서 달달한 와인은 거의 없었다. 

와인에 대해 잘 모르는 내 입맛에도 산미와 당도가 딱 발란스 좋은 와인이었다. 


 나왔다, 멧돼지 요리!!

자세히는 알 수 없지만, 콜라겐을 굳혀서 편육처럼 만든 느낌이었다. 

따뜻하지 않은 요리라 가을 날씨에 야외에서 먹기엔 추운 감이 있었지만, 저 와인과는 환상의 궁합이었다.

혼자 온 것이 아쉽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이 맛있는 음식을 함께 먹으며 "맛있지?" 하고 이야기를 나눌 사람이 있었다면 참 좋았을 텐데. 


 식사를 마치고 슬슬 슈탈렉크 성으로 올라갈 채비를 했다. 


 올라가는 길을 올려다보니 저렇게 멋있는 폐허(?)가 있다.


그리고 깨달았다.

'고성'에 묵는다는건

산 위에 올라가야 한다는 것.

내겐 무거운 캐리어가 있고.

저 성에 이르는 차도는 없다.


젠장.



그리고 나와 캐리어의 지옥의 1시간 반이 시작된다. 


거짓말 안보태고, 캐리어를 이 산길 아래로 던져버리면 어떨까를 3분에 한번씩 생각했다.

성으로 올라가다 만난 친절한 독일 사람들은 다들 내게 도와주겠다며 손을 내밀었고.....

10미터가량 옮겨본 후 바쁘다며 떠났다. ㅠㅠ

제 가방이 좀 무겁죠.... 

임상 실험(?) 결과 여성이 남성보다 좀 더 오래 참고 옮겨줬다.

바쁘다며 떠난 부부 한쌍은  코너를 돌았더니 앉아서 쉬고 있었다 ㅋㅋㅋ

내게 진심어린 응원을 해주셨다......하아......




그리고 도착!!


 

 짜잔~ 슈탈렉크 성이다! 


 

 

 

 

 라인강이 한눈에 보이는 전망좋은 숙소다.


슈탈렉크 성은 12세기에 지어졌고, 현 소유주가 인수한 후 유스호스텔로 쓰고 있다.

멋지지 않은가. 고성을 인수해서 고급 호텔이 아닌 유스호스텔로 만들다니 말이다. 

단지 이 이유로, 고성에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잘 수 있는 기회를 위해 바하라흐로 굳.이. 왔다. 

그리고 이 기회를 위해 유스호스텔연맹에 가입해서 회원증도 만들었고.....

인기 많은 이 곳이 대부분 만실이라 빈 날짜에 맞춰 머물기 위해 굳이 동선도 희한하게 짰다.

호호호호

호스텔연맹의 공식 유스호스텔은 아래 사이트에서 예약할 수 있다. 

http://www.hihostels.com/

 

 어찌나 에너지를 썼는지 바로 당이 땡겨서 로텐부르크에서 사온 빵부터 우걱우걱 먹었다. 


 간단히 요기하며 강을 바라볼 수 있도록 잘 단장되어 있다. 

 

 


 





자 이제 라인강에서 유람선을 타볼까~ 

강가로 내려와 보이는 티켓센터 아무곳이나 들어가서 빠른표를 끊었다. 




그리고 유유자적하게 흘러가기. 

중간중간 보이는 고성들이 이쁘다. 

 

 

 

 

 

 

 

 

 


그리고... 갑자기 로렐라이 민요가 나오기 시작한다. 

웬일인가 싶었는데 로렐라이 언덕이 등장!   

 

 

 이게 다다. 정말이다. 이게 다야. 

벨기에의 오줌싸개 동상보다 더 김빠진다. 


 

 

 

 

 

 

 

 

 

중간에 너무 왔다 싶어서 내렸다. 

내리고 나서 보니까 여기가 어딘가 싶은거지. 

독일 철도 어플로 검색해서 어떻게 어떻게 대충 바하라흐까지 돌아갔다. 


그리고 유스호스텔 비용에 포함된 저녁식사!! 

뭔진 모르지만 저 수프는 분식집 오뎅국물맛이 나서 좋았다, 낄낄. 

 

Posted by 땡글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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