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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시차로 새벽에 눈을 반짝 떴다.

아아 이 스산한 공기... 추워서 린넨에 몸을 웅크리고 파고들다, 책을 읽다, 폰으로 게임을 하다, 다시 잠들...-_-었다.

내가 묵은 Frankfurt Hostel은 위치도 상태도 아주 아주 양호!

숙박비 20유로에 근사한 아침 뷔페도 대접받았다.

 

 

그러고 보니 민트빛 방도 깔끔하고!

 

 창 밖에는 금호 타이어가 까꿍

 

 

체크아웃 하고 길을 나섰더니, 과연 유럽의 성진국 다운 위용을 볼 수 있었다.

 

1층에서 당당하게 영업을 하는 '성의 세계'

 

 길가에는 과일팔듯 간이 정육점이!

 떡볶이 먹듯 길에서 통닭과 통돼지 바베큐를 사먹는 독일 사람들

 

 육수 흐르는 은혜로운 광경

 

 비가 주적주적

금새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에 도착해서 저먼레일패스 7일권을 끊고, 하이델베르크행 기차표는 자판기에서 별도로 끊었다. (16.40유로) 아직 레일패스를 쓰지 않겠어!

참고로 레일패스는 현지에서 사는 것이 더 저렴했다.

 

자, 이제 하이델베르크로 출발!

 

 

창밖 풍경에 점점 식물의 비중이 높아지고....

 

교외의 예쁜 집들이 속속 등장!

총 1시간 반 가량을 달려 하이델베르크에 도착했다.

 

그리고 하이델베르크 신시가로 나와 거대한 이쁜 기린 동상을 발견!

 

역 앞의  info 센터에서 하이델베르크 카드 2일권(약 14유로)을 구매했다. 요것으로 2일간의 교통비를 해결하고 일부 관광지 할인 혜택을  받겠어!

역 앞에서 4, 5번 버스를 타면 구시가지의 Universtatplatz 정류장으로 갈 수 있다. 우리가 기대하는 하이델베르크의 모습은 이제서야 등장한다! 두근두근두근......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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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항 리무진 버스를 타고 인천 공항으로 쑝쑝

가까스로 수화물 무게 제한을 통과하고, 드디어 루프트한자 비행기에 탑승!

기내식은 옥토버페스트 특별 메뉴로 준비되어 있었다! 오마이 기대만발!

.....은 무슨, 맛이...없어......

 

 애플 슈투르델과 빵은 참으로 맛있었으나.... 남은 3주가 심히 걱정되기 시작함

 나름 컵라면도 준비해줌.

뒤에 한 독일 아저씨가 미친듯이 코를 골고 발가락을 긁고 냄새를 풍겨서 중간에 자리를 바꿔야 했다. 지금 생각하면 독일 아저씨가 아니라 옆의 한국인이나 앞의 중국인이 냄새의 근원일 수도 있겠네.

 

그리고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드디어 도착! 열차를 타고 푸랑크푸르트 중앙역(Frankfurt am main)으로 향했다.

Frankfurt(M) Flughafen Regionalbf에서 S-Bahn을 타고 15분쯤 가서 Frankfurt am Main Hauptbahnhof에서 내렸다.

 

그리고 처음 알현한 그분이 계셨으니!!!!!!!

 

 소세지다!!!!!

한국 역에서 신문이나 껌을 팔듯, 이 동네에서는 저 거대한 것을 구워 팔고 있어!! 소세지다!! 소세지다!!!!!! 크고 아름다운 소세지다!!

시간이 늦어 도이치반(DB) Travel Center를 찾아가는 건 포기. 일단 나와서 숙소를 찾아갔다.

비가 부슬부슬, 기온은 스산하고, 우산 없이 다니려니 몸이 떨리기 시작한다.

앗 그런데, 풍경이 만화 <몬스터>의 스케치에서 본 모습 그대로야!!!! 우라사와 나오키의 디테일에 괜시리 놀랐다.

 

예약해 둔 호스텔은 Frankfurt Hostel, Kaiserstrasse 74, 60329 Frankfurt am Main, Frankfurt. 하룻밤에 20유로 정도.

프랑크푸르트 하면 맥주보다 사과주가 유명하대서, 호스텔에서 괜시리 사과주 한 병 시키고.

앗 기대하던 맛이 아니다... 그...그래도 난 행복해...

프랑크푸르트는 독일 in & out의 중심지이다보니, 같은 방에는 마지막 날을 보내는 숙박객들도 많다.

건축을 공부한다던 한 일본 아이와 이야기하던 중...

(일본인)"넌 혼자 이 시기에 독일을(그것도 독일만) 왜 온거야?"

(나)".....너 <몬스터>아니?"

(일본인)".....미안, 난 망가를 잘 안봐"

(나)"니네 나라 유명 만화가가 그린 거야. 몰라? 거기에 독일 그림이 멋지다고"

(일본인)".......(예의바른 웃음)"

(나)"그러지마, 내가 오타쿠 같잖아."

(일본인)"......"

뭔가 오해를 산 듯 함. 해명하려는데 얘가 영어가 잘 안통함.

분위기를 풀어보고자 집에서 삶아온 밤 봉지를 꺼내서 건냈다. 그런데 기내식에서 안먹고 넣어온 김치 국물이 샜...네..... 아아...내 밤......내사랑 밤.......예의 바른 일본아인 그걸 억지로 먹고 있구나아.....미, 미안...

나를 오타쿠로 오해한 일본 여인에게 뜻하지 않게 김치 고문을 하고, 난 일단 추위에 떨며 잠을 청했다.  

Posted by 땡글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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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20대 중반 이후 쭉 몸담았던 회사에는 '안식월'이라는 제도가 있었다. 정규직 3년을 근무하면 1달 유급 휴가를 제공하는 것이다. 워낙 이직률도 높고 근무 강도가 강한 업계라 이 제도가 큰 근속 동기가 되었다. (지금은 경기 침체로 없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9월 말 출발하는 안식월 품의를 얻어낸 나는 목적지를 '독일'로 정했다.

그 결과, 여자 혼자? 왜? 하필 독일? 프랑스도 아니고, 이탈리아도 아니고, 왜?? 라는 무수한 질문을 받았다.  

독일을 택한 이유는 다음과 같았다.(웃지 말자)

  1. 일단 남의 돈으로 한 달 쉴수 있는 기회는 다시 없다. 먼곳으로 간다. 유럽이 좋겠다. 그럼 유럽 어딜 갈까.
  2. 대작 만화 <몬스터>의 배경 독일이 좋았다.
  3. 어쩌다 맘에 들었던 유럽 문학, 영화들 중에 독일/오스트리아 작품들이 있었다.
  4. 10월에는 옥토버페스트가 열린다.
  5. 난 맥주가 좋다. 맛은 잘 모르지만 와인도 좋다.
  6. 난 대도시에 큰 관심이 없고, 자연과 어우러진 곳에서 걷고 쉬는 것을 좋아한다. 독일은 소도시가 잘 되어있다.
  7. 유럽 최초의 도자기를 만들어낸 '마이센'이 있다. (필자가 취미 겸 도자기를 배우는 중이었다. 지금은 판매도 한다.)
  8. 저렴한 유스호스텔이 잘 갖춰쳐있다.
  9. 혼자 육로로 여행하면서 나 꾸미는 데는 관심 없다. 독일은 실용적이고 남 신경 잘 안쓰는 나라라고 하니 편하게 다닐 수 있겠다.

마음에 걸리는 건 하나였다.

  1. 음식이 맛이 없다며

필자의 도예 다음 가는 취미는 요리다. 여행지에서 가장 신경 쓰는 것은 음식이다. 필자는 쇼핑에 관심이 없다. 그러나 영국 사람들이 유일하게 무시하는 음식이 독일 음식이라는 소문이.... -_-

그러나 9개의 장점과 1개의 단점을 비교했을 때, 1개 단점은 감수하기로 했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랬다. 미각 따위 맥주 많이 마시면 무뎌질 것이다.

그럼 독일에서 어딜 갈까.

서점에 가보니 유독 독일 책은 적은 편이다. 프랑스, 뉴욕, 스페인, 체코 등은 수많은 감성 돋는 사진 에세이가 많이 출판되어 있다. 읽다보면 내가 그 길가에서 카푸치노를 마시고 있는 기분이 들고, 금방이라도 표를 끊고 싶은 그런 책들 말이다. 하지만 독일 다녀와서 감성 돋게 나온 책들은 거의 없었다. 그나마 있는 가이드북을 사거나 선물받아서 탐독하며 루트를 짰다.

생각보다 독일은 상당히 넓었다. 대학시절 친구들이 유럽여행을 하며 한 국가에 2-3일씩 잡고 호핑 투어 했다던 이야기가 생각나면서, 그것이 가당키나 한 일인가 의심이 갈 정도였다.

가고싶은 곳은 무척 많았다. 하지만 효율적인 루트를 짜는 데 걸림돌이 되는 존재가 있었으니...

옥.토.버.페.스.트

어쨌든 그 기간에 뮌헨을 찍으려니까 동선이 참으로 기괴해졌다. 게다 그 기간 뮌헨의 숙박비는 2~4배가 겅충 뛴다. (한인 민박 3인실을 알아보니 3일을 기본 묵어야 하며, 방 하나에 총 120만원을 달랬다... -_-) 12인실 유스호스텔이 하룻밤 8만원 정도를 요구했다. 결국 뮌헨은 옥토버페스트 마지막 날에 맛배기나 보기로 마음을 고쳐먹고 동선을 짰다.

그래도 행복했다. 이런 것이 행복한 고민이구나아아아아.  

일찍이 루프트한자로 직항 티켓을 할인받아 사놓고, 루트를 대강 정해놓고, 로만틱가도 관광 버스를 예약하고, 베를린 공연 티켓을 예매해둔 다음......

미친듯이 일했다....전날까지 야근으로 불사르고, 막상 짐은 그날 새벽을 꼬박 새서 쌌다. 그래도 에너지가 넘치고 행복이 뿜어져 나오더라.

20키로 배낭을 가뿐히 들던 예전 내몸이 아님을 직감하고, 어무니 트렁크를 빌려 옷과 책과 약을 쑤셔넣었다. (소도시와 자연과 유스호스텔을 사랑한 나는 트렁크가 얼마나 큰 짐이 되는 지를 도착해서야 알았다.....)

때는 가을이었으므로 한국 가을 날씨 생각하며 산뜻한 야상 하나에 청바지 하나, 티셔츠 둘, 추리닝 하나와 잠옷 속옷 정도 챙겨갔다. (그리고 엉엉 울며 현지에서 사이즈가 두배나 큰 플리스를 사 입는다.)

이제 나머지는 독일에 가면 어떻게 되겠지. 동료들이 챙겨준 정리 파우치로 말끔하게 짐을 분류해놓고 집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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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미술관 MOA에 작은 음악회를 보러 갔다가 시간이 남아 스윽 둘러보니 지뷜레 베르게만 사진전을 하고 있었다.

어렴풋이 '독일에 유명한 사람'정도로만 알고 있다가 시간도 보낼 겸 부담없이 들어갔는데,  눈과 마음이 다 호강해서 나왔다.

지뷜레 베르게만은 1941년 독일에서 태어난 사진작가로, 패션, 보도물, 풍경, 도시경관, 인물사진에 두루 걸쳐 독보적인 자리매김을 한 여성이다. 이번 전시에는 그녀의 사진 125점이 소개되었다. 참고로 서울대학교에서 독일문화원, IFA (독일국제교류처)와 함께 주최하였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깊었던 작품들은 지뷜레 베르게만이 아프리카에서 촬영한 사진과 폴라로이드로 지인들을 촬영한 사진들이었다. 특별한 연출도, 아름다운 모델도 없이 그 존재 자체를 '아름답다'고 느낄 수 있었는데, 이것이 바로 프로 거장들과 일반인(?)의 차이구나 싶다.

베르게만 사진전은 11월 28일까지 MOA에서 열린다. 차가 없다면 굳이 거기까지 가기 힘든 위치이고, 작품 자체가 아주 많지 않다만 마음의 울림을 원한다면 추천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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