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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맹률이 높았던 유럽은 간판을 알아보기 쉽게 만들었다고 하는데.

단지 알아보기 쉬울 뿐 아니라 예쁘기까지 하여 잔뜩 찍어왔다.

로텐베르크의 아기자기한 간판 모음!

 

금빛 양 호텔

 

시청 와인 레스토랑

 

 마리엔 약국

 

와인 주점 

 

 

 

 

 

 

 금빛 사슴 게스트하우스

 

 

 

  

 금빛 사슴은 체인점인가, 여기 저기 많다.

 

 로터 한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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뷔르츠부르크를 떠날 때가 왔다.

내 사랑 마리엔카펠 성당도 다시 보고.

 

역사에서 궁금하던 커리부어스트를 바게트와 함께 구매!

먹어볼 만은 하지만 독일의 다른 소세지보다 양질은 아니다. 그러니 강한 소스에 담궈 먹겠지.

 

커리부어스트를 먹으면서 9시 35분에 맞춰 역사 옆 버스정류장에 앉아 로만티크가도 관광버스를 기다렸다.

로만티크가도는 독일의 아기자기한 중세 모습을 간직한 인기도시들을 묶은 관광상품. 뷔르츠부르크가 그 시작이며. 하루 종일 달리면 퓌센까지 갈 수 있다.

아래 사이트에서 로만티크가도 버스를 예약할 수 있다. 필자는 뷔르츠부르크에서 로텐베르크까지 17.50유로에 미리 예약을 해갔다. 

http://www.eurolines.de/Romantic-Road-Coach.954.0.html?&L=1

참고로 아기자기 유럽을 보고싶어 온 사람들이 모이는 곳인 만큼, 일본인 중국인이 대다수다. 한국인은 잠시 찍고 다른 나라로 가거나 단체 버스를 예약해서 여행하기 때문에 잘 없다는 소문이다.

그냥 이동이 목표라면 그냥 기차를 타자. 로만티크 가도 버스를 타면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는 있지만 더 느리다.

 

씽씽 달려~

 

오오 친환경 마을이다. 모두 태양광 발전판을 탑재

 

바이커스하임에서 잠시 쉬었다 간다.

 

바이커스하임 성이 멀리 보이길래 뛰어가서 보고 왔다.

 

바이커스하임 성 내부

 

 

과자류에 쓰인 것으로 보이는 나무틀

 

게오르크 성당도 보이고.

 

다시 버스에 올라 씽씽~ 로텐부르크에 도착했다.

 

그리고 길을 잃었다.

성벽따라 걷다가 구경도 하고.

 

 

 

여긴 어디? 나는 누구?

 

길을 잃어도 풍경은 이쁘다.

 

오오 아기자기 슈타이크사의 오리지널 테디베어 가게들이 지천이다.

 

이쁜 곰돌이.

 

이쁜 로텐베르크

 

하지만 난 먹어야 쓰겄다.

죄송해요. 아무곳에나 들어갔는데 어딘지 기억이 안나요.

 

아늑한 곳이었다는 것 뿐.

 

독일에서 맥주를 주문할 때 폼파스(vom Fass)라고 하면 맥주통에서 갓 짜낸 신선한 맥주를 가져다준다.

...라는 걸 알고 둔켈 폼파스를 외쳤다.

아아아!!! 생크림 거품의 아름답고 부드럽고 시원한 흑맥주 대령이요!!!

 

그리고 돼지님이 도착하셨어요. 슈바인학센의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그맛.

독일 음식 맛있다 ㅇㅅㅇ

 

 

가까스로 숙소를 찾아서 짐을 놓고 다시 뛰쳐나왔다.

 

 

로텐베르크에서 가장 유명한 거리 플뢴라인. 이동네 모든 관광상품에 붙어있는 풍경.

 

 

시의회 연회관에서는 11-15시까지 매시각 창이 열리고 인형이 나와 잔을 들이킨다.

옛 전쟁에서 시장이 전쟁으로부터 로텐베르크를 구하기 위해 3.25리터 와인을 원샷했다는 일화에서 비롯된 인형극이다.

귀엽긴 하지만 인형 동작이 작아서 조금 아쉽다.

 

 

진짜 원조 슈니발렌이다!

슈니발렌은 영어로는 스노우볼. 눈동이라는 뜻이다. 띠 모양 반죽을 둥글게 말고 말아서 튀긴 후 표면에 달달한 것을 뿌리거나 입힌 것이다. 경사스러운 행사에서 축하용 과자로 먹었던 것인데, 이제는 중요한 관광 상품이 되었다.

하나에 1-2유로 정도.

 

그리고 아무도 나에게 저것을 부숴먹는 것이라고 알려주지 않았....다.........

갉갉갉 갉아먹다가 이빨도 아프고...ㅠㅠ 안쪽은 단맛도 없고...........해서 먹다 버렸는데......

부숴먹는 거였어....엉엉엉

 

그리고 내 사랑 케테볼파르트!! 사시사철 환상의 나라를 제공하는 장난감가게, 크리스마스샵! 아아아!!

 

아기자기 열매가 주렁주렁

 

안에서는 사진 촬영이 금지이니 이정도만 슬쩍....

환상의 나라!

 

날씨도 점점 맑아지고

 

 

알록달록 사탕같은 거리

 

 

 

그리고 웬 관광지인 줄 알고 사유지에 잘못 들어감

 

미...미안합니다.

 

성벽 위에서 본 풍경

 

성 밖에는 숲길이 펼쳐져 있고.  

 

 

 

어느 교회인지는 모르나 십자가가 특이했다.

 

플뢴라인을 형상화한 수제 레이스 가게. 이쁘다.

 

내사랑 라이크사의 장식품들. 이쁘다.

 

 

여기 저기에 베이커리, 슈니발렌 가게가 있다.

 

 

동네 구경하다 보니 정육점도 예쁘다.

 

 

 

혼자왔니?

 

 

로텐베르크의 노을

 

 

저녁은 슈퍼마켓에서 산 로텐베르크 시청표 마을 맥주로! 아우 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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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델베르크에서 떠나는 날,

내사랑 유스호스텔 Lotte - The Backpackers를 마지막으로 돌아보며 아침을 먹었다.

아아 사랑스러운 이곳 ㅠㅠ 지금껏 묵었던 유스호스텔 베스트 중 한 곳  (주소: Burgweg 3)

 

(화질이 별로라 지송요)

공용 부엌

깔끔하고 아기자기한 공용부엌

 

아이팟 1.0세대란다 ㅋㅋㅋㅋㅋ 귀염 터진다.

 

내가 묵었던 5인실

 

깔끔하고 아늑한 방

이제는 헤어질 시간 ㅠ

 

버스를 타고 하이델베르크역으로 가서 처음으로 레일패스를 개시했다. 그냥 표를 사면 32.70유로정도 된다.

 

 

열차를 갈아타러 기다리는 중 엄청 비싼 광경 목격

래핑된 아우디 수백대를 수송하는 기차가 휘리릭 지나간다!! 이게 얼마짜리냐

 

뷔르츠부르크에 도착하자 마자 나의 몸이 외친다

"밥, 밥, 쌀알을 주세요"

오냐, 중국집에 가자

 

점심 뷔페를 운영하는 중국집에 기어 들어가 음식을 그러담고,

그래도 여행중이라고 뷔르츠부르거 맥주를 시켰다.

저 잔이 너무 맘이 들어! 냠냠

 

배가 차니 드디어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귀여운 관광열차

 

뷔르츠부르크 중심가

 

 

 

뷔르츠부르크는 로만티크 가도가 시작되는 곳이다. 기원전 1000년 경부터 사람이 살았다는 오래된 곳. 종교건축물이 많이 남아있고, 유서깊은 대학도 위치해 있단다.

 

가장 유명한 관광지라면 바로 요 레지덴츠!

6월마다 모차르트 음악제가 열리고 궁전의 방에서 클래식을 즐길 수 있다고 한다.

 

모처럼 날씨 좋다!

 

 

 

레지덴츠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된 바로크 건축물 걸작!

당시 잘나가던 젊은 천재 건축가 발타자르 노이만의 설계로 지어졌다. 나폴레옹도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주거지라고 감탄했단다.

 

천장의 프레스코화도 걸작이다. 평면과 입체 작품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졌다. 눈으로 보면 입체가 시작되는 부분의 경계가 눈에 잘 띄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럽다.

 

내가 가장 맘에 들었던 '하얀 방'. 금으로 칠갑한 화려한 방보다 더욱 우아하고 세련되었다.

 

3D가 연상되는 저 프레스코화와 조각의 조화 보소. 화려한 황제의 방이다.

 

 

 

계단의 방. 아치형 천장 가득히 메운 신과 4대륙 여신들의 프레스코가 압도적이다.

 

그...그런데 이쯤 되어서야 나서 알았다네, 사진을 찍으면 안된다는 것을....

 

레지덴츠를 나와 뒤편 정원을 향하다 보니 지하로 난 창이 눈에 띄어 다가갔다.

 

앗! 술을 빚고 있다!!!!!!!!!!!! 와인인지 맥주인 지는 모르겠으나, 진짜로 독일 공공 건물 지하에서는 술을 빚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왜 군침이 도는 거냐

 

레지덴츠의 정원은 독일, 영국, 프랑스식이 구역별로 섞여있다.

(프랑스식이 가장 인위적인듯!)

 

요렇게 자연스럽게 섞어 놓은 건 또 독일식이라고 한다.

 

이야 좋다.

정원에서 본 레지덴츠 건물

 

엄마들이 아가들 데리고 왔네!

 

정원의 조각상

 

평화로운 정원에서 바라본 레지덴츠

 

이곳을 지은 영주 가문의 문장인가보다.

 

이때 한 학생이 사람 크기의 소품을 안고 총총총 걸어가는데

사람을 안고 가는 듯 묘한 모양새.

그런데 너 가방 열렸는데..... 말을 해줄까....하다 보니 걸음 빠른 저 아해는 이미 총총

 

그리고 나는 다시 뷔르츠부르크 시내로 총총

 

 

우아한 성당에도 들리고

 

거리의 악사와 수녀님, 그리고 강아지군

 

붉은 빛이 아름다운 아리엔카펠 교회

마르크트 광장에서 다음날 먹을 과일도 샀다.

 

뷔르츠부르크는 와인으로도 유명하다. 프랑켄 와인의 주요 셍산지이며, 보크스보이텔 와인병의 발상지이다.

오래된 와인슈투베(주점)들도 여럿 있다.

 

그 중 한 곳인 뷔르거슈피탈 와인슈투베로 향했다.

 

양과 늑대의 귀여운 간판

 

이곳에서 만든 신선하고 맛좋은 와인과 돼지고기 요리를 시켰다.

 

짠!

너....너....넘.....너무 맛있다!!!!! 가격도 적당한데!!!!! 너무 맛있다!!!!!!

엉엉엉 독일 음식인데 !!! 너무 맛있다!!!! 저 화이트 와인과의 마리아주가 엄청나!!!!!! 고기와 화이트와인의 조화가 이런 것이었나!!

이때부터 내가 독일 음식을 애정하기 시작했다.

저 와인을 시작으로 2잔을 더 마셨는데, 잔당 가격도 생각보다 저렴해서 부담이 없었다.

 

독일이라고 살 빼긴 글렀구나.....

엉엉 하지만 너무 맛있다고!! (무려 글쓰는 지금도 그때의 희열이 느껴진다)

 

식사와 음주(...)를 마치고 기분좋게 Babelfish Hostel(위치 Haugerring 2, 약 18유로)로 들어와 거나하게 잤다.

다음날 로만티크 가도 관광 버스를 예약해놓은 지라 뷔르츠부르크에 더 머물수가 없는 것이 아쉬울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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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크고 힘센 아침!

 

하이델베르크 Lotte 유스호스텔에서 일어나 아침을 차렸다.

이곳은 아침식사를 주지 않는 대신 깨끗하고 예쁜 주방을 마음껏 이용할 수 있다. (시리얼과 우유는 무한 제공)

전날 사놓은 바게트빵, 서양배, 아이리쉬 버터, 플레인 요거트, 신선한 라즈베리를 차려 혼자 밥을 먹는데....

다른 아이들이 시리얼 말아먹다가 시선 집중.

나눠 먹었다.

 

실컷 든든하게 먹었으니, 하이델베르크성으로 출발해볼까나

 

가는 길에 나무와 근사한 건물들. 한참을 걸어 올라가야 한다. 걷는 게 영 싫으신 분들은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시길 추천.

 

요 문을 지나서 하이델베르크 성으로 들어갈 수 있다.

올라가다 같은 방 캐나다 친구들을 만나 사진 한 장 건지고.

 

탄력과 육즙의 은혜를 품으신 핫도그님을 알현. 역시 독일 소세지는 너무 훌륭하시더라.

 

이제 하이델베르크 성 안으로 들어가면...

이탈리아 르네상스 스타일의 건물들이 공존한다. 오랜 시간 건설과 파괴가 반복되다 보니 다양한 양식들이 섞여 있는 것이 재미있다.

내부는 가이드투어만 가능하다. 인포센터에서 11시 가이드투어를 신청하고 남는 시간동안 한켠의 약사박물관에 들어갔다. 약학 발달로도 유명한 독일의 옛 약국, 실험기구, 약제기구 등을 볼 수 있다.

그런데 무슨 약국이 이렇게 예뻤니

 

약사박물관이 의외로 볼만해서 정신없이 관람하다 보니 벌써 투어 시간

우리 가이드님, 하이델베르크성의 미니어처 모형을 두고 소개중이다.

성은 30년전쟁, 팔츠 계승 전쟁, 낙뢰, 화재 등 온갖 풍파를 거쳐 파괴 및 복원을 반복했다.

 

현재도 옛 연회장 자리에서 내부에서 결혼식과 피로연이 가능하다고.

연회장에 있는 이 거대 레버가 무엇이냐고요? 바로 지하의 초대형 와인통에서 와인을 끌어올리는 펌프!

 

한 단체관광객들이 기념촬영중이었다. 사진사가 재미있는 그림으로 사람들을 웃게 하자 금새 분위기가 환해졌다.

 

요 조각들은 정말 독일인 지 모르겠다. 이탈리아 스타일이라고 한다.

 

햇빛이 예쁘다.

 

당시의 금고. 뚜껑에 숨겨진 열쇠 구멍으로 열쇠를 집어넣으면 내부의 저 복잡한 장치들이 차례로 움직이며 철통 보안을 시전했다고. 우와 저건 무슨 해리포터의 그린고트 은행 수준.


 

이건 어디에 쓰는 물건이고 하니, 보일러였다! 방 밖에서 하인들이 땔감을 넣고 불을 피우면 방 내부에서는 저렇게 우아한 보일러가 뜨거워지며 공기를 데우는 것. 당시 그토록 귀하게 여기던 도자기로 되어 있다. 네 다리는 중국풍.

 

이곳 지하에 세계 최대 규모의 22만L 와인통이 있다고 하여 찾아가던 중, 아래 와인통을 발견.

이거구나 해서 열심히 셔터 눌렀는데, 이것은 그 와인통이 아니라고 한다.

 

그리고..... 진짜가 나타났다.

한 프레임에 다 담지도 못할 정도로 큰 와인통이다! 진짜다! 진짜가 나타났다!

 

프리드리히관 뒤편의 발코니로 돌아나왔더니 선선한 공기에 근사한 풍경이!

 

짠!

 

짜잔!

 

저 붉은 지붕들이 참 예쁘다. 나중에 들은 얘기로는 이 구시가 개발에는 지붕 색깔을 붉게 유지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고.

 

낙뢰와 화재로 파괴된 이후 그대로 남아있는 성의 일부.

 

옛 하이델베르크 성의 정원. 지금은 일부 터에 잔디밭이 남아있다.

 

 

 

혼자왔니?

 

 

 

 

 

9월에 웬 민들레가... 크고 싱싱한 민들레.

 

그러고보니 하이델베르크성을 처음 접한 것도 우라사와나오키의 <몬스터> 만화에서였...구나....부끄럽다.

 

한켠에선 복원 공사가 한창이다.

 

 

 

네카어 강에는 유람선이 다리를 통과중이다.

 

슬슬 걸어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와 그 유명한 '철학자의 길'로 향했다.

헤겔과 야스퍼스, 헤겔 등이 사색을 즐겼다는 철학자의 길,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 제가 한번 걸어보겠습니다. (응?)

 

 

강 방향으로 걸어 카를 테오도르 다리를 찾아가다 보면

 

요렇게 원숭이 동상에 장난 치는 아해들이 나타난다. (응?)

 

네카어 강의 풍경

짠! 카를 테오도르 다리 위에서.

하이델베르크성도 보인다.

 

평화로운 넥카어 강의 풍경

 

길을 건너면 철학자의 길을 가리키는 표지판이 나온다. 의심이 갈 만큼 좁은 벽돌길을 오르면 된다.

맛나 보이는 베리들이 주렁주렁

 

의심 말고 30분간 걸어 올라가자.

땀을 뻘뻘 흘리며 오르다 보면 온갖 생각이 많아진다. 이러다 그 거장들이 철학자가 되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위에서 보는 풍경은....

짜란~ 구시가가 한눈에 보인다!

 

지금도 올라와서 사색을 하시는 분이 있네. 뭔가를 열심히 적고 계신 독일 아주머니. 그런데 자전거로 어떻게 올라온거지 ㅇㅅㅇ

 

 

그나마 얼마 있지도 않은 체력이 고갈되니 온몸에서 칼로리를 요구했다.

그래, 그래, 먹으러 가자.

 

 

하이델베르크는 영화 <황태자의 첫사랑>, 희곡 <알테 하이델베르크>의 배경으로 유명하다.(필자는 둘 다 못봤다 ㅠ) 그 배경으로 등장하는 주점 '춤 로텐 옥젠'으로 향했다. 독일어로 붉은 황소라는 뜻. 

 

이곳도 유명 관광지가 되어 반짝반짝하다.

 

300년에 걸친 낙서가 빼곡하다.

독일에선 그 지역의 맥주를 마셔줘야 한다며 하이델베르거 맥주 한잔과 팔라딘 소세지, 자우어크라우트, 감자 요리를 시켰다.

 

오오오.... 맛있다? 독일 음식이 맛있어!! 저 돼지 순도가 높은 소세지 두 종류와 김치역의 자우어크라우트, 크림을 떠먹는 듯한 으깬 감자....맛있다! 맥주는 말할 것도 없고!

 

 

 

300년의 역사를 말해주는 옛 사진과 낙서들

 

 

비성수기라 그런지 한산해서 좋았다.

 

리듬의 파괴를 보여주시던 피아니스트. 꼭 잘하지 않아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모습과, 그걸 용인해주는 문화가 은근 부러웠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하이델베르크 케익을 구매해서 후식으로 먹었다.

개구리 왕자의 황금공과 네모 케이크. 하이델베르크 풍경이 초코렛에 새겨져 있다.

 

홍차와 함께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며 책도 한 권 읽었다.

하지만...내 입맛엔 너무 달아서 결국 반밖에 못먹었다는....

혼자 간 것이 아니라면 훨씬 좋았을텐데, 음식도 안남기고 말이야...

 

하이델베르크 대학 학기가 막 시작할 때라 아직 방을 못구한 신입생들이 이 호스텔에 함께 묵고 있었다. 그 중 경제학을 전공한다는 한 아가가 또 묻는다.

(독일인) "독일에? 3주 동안이나? 왜? 혼자서? 이 시기에? 이탈리아나 파리에 안가고? 어쩌다?"

(나) "일본에 <몬스터>...라는 만화가 있는데...."

(독일인) "알아"

(나) "뭐시?"

(독일인) "표지는 봤어. 읽어보진 않았지. 거기 하이델베르크가 나오니? 어떻게 나오니?"

(나) "주인공의 부모님이 살해당해."

(독일인) "........"

(나) "........"

 더이상 <몬스터> 이야기는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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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델베르크에서 꼭 가보고 싶었던 곳, 학생감옥!

옛날 독일 대학은 치외법권이었기 때문에 대학이 독자적 재판권을 갖고 있었단다. 학생들이 하도 말썽을 부리니 학교 차원의 처벌이 필요했고, 학생 감옥을 만들게 되었다. 요 감옥 생활은 우리가 아는 감옥 생활과 상당히 달랐다고. ㅎㅎ 수업도 들으러 갈 수 있었고, 빵과 맥주도 가져다 먹을 수 있었단다. 시간이 남던 학생들은 신나게 낙서를 하며 이곳을 미래의 관광지로 꾸미기에 이른다.

학생감옥은 하이델베르크 카드로 무료 입장 가능하다.

  

들어가는 계단부터 이미 낙서가 남다르다. 그때 학생들이 어찌나 기운이 넘쳤는지 손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감옥 내부도 공들인 낙서로 장식하고

요녀석들, 반성하라고 가둬놨더니만 감옥 방마다 이름도 붙여놨다. 로얄궁, 상수시궁 등....

 

 

 

 

필자의 독일어가 짧아서 알아들을 순 없지만, 당시 사회에 대한 귀여운 수준의 비판, 소속 동아리 자랑 등이 주 내용이라고 한다.

학생들 그림 솜씨가 꽤 괜찮았나보다.

 

 

 

그리고.... 여기서도 이딴 꼴을 보게 될 줄은 몰랐다 -_-

이놈의 한글 낙서 챙피해 죽겠다;;

 

 

오직 한.국.어.로.만. 낙서하지 말라고 안내가 되어 있다 ㅠㅠ 아아 우리 제발 국내든 해외든 간에 문화재에 낙서 좀 하지 말아요.

 

학생감옥을 나와서 길을 헤메다 우연히 들어간 성당에서는 한 아주머니가 파이프오르간을 연습중이었다. 옆에는 장을 보셨는지 비닐봉지도 보이고. 

 

다같이 돌자 동네 한바퀴

 

 귀여운 간판들. 유럽은 옛 시절 문맹률이 높아 이렇게 알아보기 쉽게 간판을 만들었다고 한다.

 

 

중심가 하우프트 거리를 걸어 느긋하게 동네를 돌아보고

 

 하이델베르크 구시가 영화관에서는 최신 영화 상영이 한창이다. 무려 6개관을 운영중이다.

 

 멋들어지게 아코디언을 연주하는 할아버지!

 

알록달록 귀여운 동네 식료품점들도 돌아보고.

 주렁주렁 소시지와 각종 햄, 온갖 치즈!

 

 싱싱한 과일과 채소, 보기만 해도 싱그럽다. 여기서 내일 먹을 아침거리로 라즈베리 한 곽을 샀다.

 

식료품점 내부에는 가지각색의 오일과 비네거를 공병에 담아서 판매하고 있다! 정갈한 내부 분위기가 따뜻하다. 작은 동네가게들이 잘 되는 것을 보니 내심 부럽다.

 

 

 비오는 오후 촉촉한 중앙 광장에서는 장이 파하기 직전 막판 분주함이 가득하고...

 

 16세기에 지어진 춤 리터(기사의 집) 호텔 & 레스토랑 건물이다. 프랑스 분위기의 후기 르네상스풍 건물. 호텔로 바뀐 것도 무려 300년 전이라, 건물 내부를 구경하러 찾아오는 사람들도 많다고.

만화 <몬스터>에 등장했던 하이델베르크 성이 저 멀리 뒤에 보였다. 저 곳은 다음날 아침에 가기 위해 아껴두었다.

 

이쯤 되니 체력이 바닥나기 시작했다. 부슬비를 맞으며 돌아다니다 보니 몸이 으슬으슬 떨려오고, 시차적응이 안되어 졸음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숙소로 돌아가 쓰러져 그대로 잠이 들었다가 밤늦게 깨어났다.

공복을 참자니 꼬르륵 소리에 같은 방 학생들이 잠을 깰 지경이라 공용 주방에 가 늦은 저녁밥을 차려먹었다. 

 

 

참고로 필자는 외국 여행에서 단 한번도 한국 음식을 고집해본 적이 없다.

하지만 독일은 막강했던 것일까. 이틀만에 고추참치와 누룽지를 뜯고 말았다. 것도 새벽 2시에.

아우 맛있어. 역시 한국인은 밥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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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를 타고 하이델베르크 구시가에 내려 처음 만난 광경은 ....

 

귀여운 하이델베르크 공케이크! 동화 개구리 왕자의 금빛 공을 모티브로 만들었다. 

그리고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신선한 샌드위치와 쯔비벨쿠헨(양파케이크), 그리고 9월에 갓 짜내 담은 포도주, 페더바이젠! 당시에는 못먹었지만, 나중에 먹어보았을 때 모두 심히 맛있었다!

 

교회에서는 오늘밤 음악회가 있다고 공지. 뭔진 모르지만 가봐야지! 했지만.... 시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잠들어버려서 갈 수 없었다. ㅠㅠ

 

그리고 아름다운 하이델베르크 거리를 걸어, 예약해둔 유스호스텔 Lotte - The Backpackers로 찾아갔다. (주소: Burgweg 3)

 

 

 

오래된 도시인 만큼, 앤틱샵들이 즐비하다.

 

비오는 날도 나름 운치가 좋다.

하이델베르크 대학가도 예쁘다.

 

그리고 배가 고파 하이델베르크 대학 학생식당 mensa를 찾아갔다.

5유로 정도 되는 가격에 배가 터지도록 먹을 수 있다!

냠냠!

그리고 그 무엇보다 기대를 했던 '크리스마스 마켓'을 향했다. 사시사철 크리스마스용품을 판매하고 있는 환상의 그곳! (주소: Universtatplatz 124) 장난감과 자질구레를 사랑하는, 당시 텐바이텐 VIP골드 회원이던 나는 이곳이 곧 천국!

 

요 가게 안에서는 사진 촬영이 금지라, 요 한컷만 아쉽게 올려본다. 환상의 나라, 동화의 나라!

 

그리고 하이델베르크 대학 건물들을 구석구석 둘러보았다.

근사한 교내 채플실!

 

 

 

그리고 가장 기대했던 하이델베르크 대학도서관! 마냥 근사한 외관에 입 벌리고 들어갔는데, 안에서는 현실을 사는 학생들이 정신없이 공부하고 있었다.

 

학생들이 워낙 수수하게 입고 다녀서 나름 보기 좋더라.

건물만 보면 영락없는 관광지인데, 학생들을 보면 또 젊음이 넘치는 대학가다. 아직 주요 관광지는 가지도 않았는데 벌써 이동네가 사랑스러웠다.

 

하이델베르크 대학은 14세기에 설립된, 6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독일 최고(古)의 대학이다. 노벨상 수상자만 7명을 배출한 명문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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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시차로 새벽에 눈을 반짝 떴다.

아아 이 스산한 공기... 추워서 린넨에 몸을 웅크리고 파고들다, 책을 읽다, 폰으로 게임을 하다, 다시 잠들...-_-었다.

내가 묵은 Frankfurt Hostel은 위치도 상태도 아주 아주 양호!

숙박비 20유로에 근사한 아침 뷔페도 대접받았다.

 

 

그러고 보니 민트빛 방도 깔끔하고!

 

 창 밖에는 금호 타이어가 까꿍

 

 

체크아웃 하고 길을 나섰더니, 과연 유럽의 성진국 다운 위용을 볼 수 있었다.

 

1층에서 당당하게 영업을 하는 '성의 세계'

 

 길가에는 과일팔듯 간이 정육점이!

 떡볶이 먹듯 길에서 통닭과 통돼지 바베큐를 사먹는 독일 사람들

 

 육수 흐르는 은혜로운 광경

 

 비가 주적주적

금새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에 도착해서 저먼레일패스 7일권을 끊고, 하이델베르크행 기차표는 자판기에서 별도로 끊었다. (16.40유로) 아직 레일패스를 쓰지 않겠어!

참고로 레일패스는 현지에서 사는 것이 더 저렴했다.

 

자, 이제 하이델베르크로 출발!

 

 

창밖 풍경에 점점 식물의 비중이 높아지고....

 

교외의 예쁜 집들이 속속 등장!

총 1시간 반 가량을 달려 하이델베르크에 도착했다.

 

그리고 하이델베르크 신시가로 나와 거대한 이쁜 기린 동상을 발견!

 

역 앞의  info 센터에서 하이델베르크 카드 2일권(약 14유로)을 구매했다. 요것으로 2일간의 교통비를 해결하고 일부 관광지 할인 혜택을  받겠어!

역 앞에서 4, 5번 버스를 타면 구시가지의 Universtatplatz 정류장으로 갈 수 있다. 우리가 기대하는 하이델베르크의 모습은 이제서야 등장한다! 두근두근두근......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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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항 리무진 버스를 타고 인천 공항으로 쑝쑝

가까스로 수화물 무게 제한을 통과하고, 드디어 루프트한자 비행기에 탑승!

기내식은 옥토버페스트 특별 메뉴로 준비되어 있었다! 오마이 기대만발!

.....은 무슨, 맛이...없어......

 

 애플 슈투르델과 빵은 참으로 맛있었으나.... 남은 3주가 심히 걱정되기 시작함

 나름 컵라면도 준비해줌.

뒤에 한 독일 아저씨가 미친듯이 코를 골고 발가락을 긁고 냄새를 풍겨서 중간에 자리를 바꿔야 했다. 지금 생각하면 독일 아저씨가 아니라 옆의 한국인이나 앞의 중국인이 냄새의 근원일 수도 있겠네.

 

그리고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드디어 도착! 열차를 타고 푸랑크푸르트 중앙역(Frankfurt am main)으로 향했다.

Frankfurt(M) Flughafen Regionalbf에서 S-Bahn을 타고 15분쯤 가서 Frankfurt am Main Hauptbahnhof에서 내렸다.

 

그리고 처음 알현한 그분이 계셨으니!!!!!!!

 

 소세지다!!!!!

한국 역에서 신문이나 껌을 팔듯, 이 동네에서는 저 거대한 것을 구워 팔고 있어!! 소세지다!! 소세지다!!!!!! 크고 아름다운 소세지다!!

시간이 늦어 도이치반(DB) Travel Center를 찾아가는 건 포기. 일단 나와서 숙소를 찾아갔다.

비가 부슬부슬, 기온은 스산하고, 우산 없이 다니려니 몸이 떨리기 시작한다.

앗 그런데, 풍경이 만화 <몬스터>의 스케치에서 본 모습 그대로야!!!! 우라사와 나오키의 디테일에 괜시리 놀랐다.

 

예약해 둔 호스텔은 Frankfurt Hostel, Kaiserstrasse 74, 60329 Frankfurt am Main, Frankfurt. 하룻밤에 20유로 정도.

프랑크푸르트 하면 맥주보다 사과주가 유명하대서, 호스텔에서 괜시리 사과주 한 병 시키고.

앗 기대하던 맛이 아니다... 그...그래도 난 행복해...

프랑크푸르트는 독일 in & out의 중심지이다보니, 같은 방에는 마지막 날을 보내는 숙박객들도 많다.

건축을 공부한다던 한 일본 아이와 이야기하던 중...

(일본인)"넌 혼자 이 시기에 독일을(그것도 독일만) 왜 온거야?"

(나)".....너 <몬스터>아니?"

(일본인)".....미안, 난 망가를 잘 안봐"

(나)"니네 나라 유명 만화가가 그린 거야. 몰라? 거기에 독일 그림이 멋지다고"

(일본인)".......(예의바른 웃음)"

(나)"그러지마, 내가 오타쿠 같잖아."

(일본인)"......"

뭔가 오해를 산 듯 함. 해명하려는데 얘가 영어가 잘 안통함.

분위기를 풀어보고자 집에서 삶아온 밤 봉지를 꺼내서 건냈다. 그런데 기내식에서 안먹고 넣어온 김치 국물이 샜...네..... 아아...내 밤......내사랑 밤.......예의 바른 일본아인 그걸 억지로 먹고 있구나아.....미, 미안...

나를 오타쿠로 오해한 일본 여인에게 뜻하지 않게 김치 고문을 하고, 난 일단 추위에 떨며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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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20대 중반 이후 쭉 몸담았던 회사에는 '안식월'이라는 제도가 있었다. 정규직 3년을 근무하면 1달 유급 휴가를 제공하는 것이다. 워낙 이직률도 높고 근무 강도가 강한 업계라 이 제도가 큰 근속 동기가 되었다. (지금은 경기 침체로 없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9월 말 출발하는 안식월 품의를 얻어낸 나는 목적지를 '독일'로 정했다.

그 결과, 여자 혼자? 왜? 하필 독일? 프랑스도 아니고, 이탈리아도 아니고, 왜?? 라는 무수한 질문을 받았다.  

독일을 택한 이유는 다음과 같았다.(웃지 말자)

  1. 일단 남의 돈으로 한 달 쉴수 있는 기회는 다시 없다. 먼곳으로 간다. 유럽이 좋겠다. 그럼 유럽 어딜 갈까.
  2. 대작 만화 <몬스터>의 배경 독일이 좋았다.
  3. 어쩌다 맘에 들었던 유럽 문학, 영화들 중에 독일/오스트리아 작품들이 있었다.
  4. 10월에는 옥토버페스트가 열린다.
  5. 난 맥주가 좋다. 맛은 잘 모르지만 와인도 좋다.
  6. 난 대도시에 큰 관심이 없고, 자연과 어우러진 곳에서 걷고 쉬는 것을 좋아한다. 독일은 소도시가 잘 되어있다.
  7. 유럽 최초의 도자기를 만들어낸 '마이센'이 있다. (필자가 취미 겸 도자기를 배우는 중이었다. 지금은 판매도 한다.)
  8. 저렴한 유스호스텔이 잘 갖춰쳐있다.
  9. 혼자 육로로 여행하면서 나 꾸미는 데는 관심 없다. 독일은 실용적이고 남 신경 잘 안쓰는 나라라고 하니 편하게 다닐 수 있겠다.

마음에 걸리는 건 하나였다.

  1. 음식이 맛이 없다며

필자의 도예 다음 가는 취미는 요리다. 여행지에서 가장 신경 쓰는 것은 음식이다. 필자는 쇼핑에 관심이 없다. 그러나 영국 사람들이 유일하게 무시하는 음식이 독일 음식이라는 소문이.... -_-

그러나 9개의 장점과 1개의 단점을 비교했을 때, 1개 단점은 감수하기로 했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랬다. 미각 따위 맥주 많이 마시면 무뎌질 것이다.

그럼 독일에서 어딜 갈까.

서점에 가보니 유독 독일 책은 적은 편이다. 프랑스, 뉴욕, 스페인, 체코 등은 수많은 감성 돋는 사진 에세이가 많이 출판되어 있다. 읽다보면 내가 그 길가에서 카푸치노를 마시고 있는 기분이 들고, 금방이라도 표를 끊고 싶은 그런 책들 말이다. 하지만 독일 다녀와서 감성 돋게 나온 책들은 거의 없었다. 그나마 있는 가이드북을 사거나 선물받아서 탐독하며 루트를 짰다.

생각보다 독일은 상당히 넓었다. 대학시절 친구들이 유럽여행을 하며 한 국가에 2-3일씩 잡고 호핑 투어 했다던 이야기가 생각나면서, 그것이 가당키나 한 일인가 의심이 갈 정도였다.

가고싶은 곳은 무척 많았다. 하지만 효율적인 루트를 짜는 데 걸림돌이 되는 존재가 있었으니...

옥.토.버.페.스.트

어쨌든 그 기간에 뮌헨을 찍으려니까 동선이 참으로 기괴해졌다. 게다 그 기간 뮌헨의 숙박비는 2~4배가 겅충 뛴다. (한인 민박 3인실을 알아보니 3일을 기본 묵어야 하며, 방 하나에 총 120만원을 달랬다... -_-) 12인실 유스호스텔이 하룻밤 8만원 정도를 요구했다. 결국 뮌헨은 옥토버페스트 마지막 날에 맛배기나 보기로 마음을 고쳐먹고 동선을 짰다.

그래도 행복했다. 이런 것이 행복한 고민이구나아아아아.  

일찍이 루프트한자로 직항 티켓을 할인받아 사놓고, 루트를 대강 정해놓고, 로만틱가도 관광 버스를 예약하고, 베를린 공연 티켓을 예매해둔 다음......

미친듯이 일했다....전날까지 야근으로 불사르고, 막상 짐은 그날 새벽을 꼬박 새서 쌌다. 그래도 에너지가 넘치고 행복이 뿜어져 나오더라.

20키로 배낭을 가뿐히 들던 예전 내몸이 아님을 직감하고, 어무니 트렁크를 빌려 옷과 책과 약을 쑤셔넣었다. (소도시와 자연과 유스호스텔을 사랑한 나는 트렁크가 얼마나 큰 짐이 되는 지를 도착해서야 알았다.....)

때는 가을이었으므로 한국 가을 날씨 생각하며 산뜻한 야상 하나에 청바지 하나, 티셔츠 둘, 추리닝 하나와 잠옷 속옷 정도 챙겨갔다. (그리고 엉엉 울며 현지에서 사이즈가 두배나 큰 플리스를 사 입는다.)

이제 나머지는 독일에 가면 어떻게 되겠지. 동료들이 챙겨준 정리 파우치로 말끔하게 짐을 분류해놓고 집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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